노회찬재단은 지난 2019년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에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회찬상을 제정하였습니다. 노회찬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제4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특별상에 <노동건강연대>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를 선정하였습니다.
박경석은 갇히고 고립되어 있던 이들이 쇠창살을 뚫고 거리로 나와 자유를 호흡하고, 자기 목소리를 빼앗긴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장애인의 ‘투명망토’를 벗긴 박경석은, 투명인간에게 다가가고자했던 노회찬 정신을 주체적으로 실천한 당사자입니다. 박경석과 장애인은 장애인‘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하여 한국 사회가 우리‘만’의 권리, ‘한순간’의 불편이라는 목소리로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는 제안으로, 박경석에게 이 상을 수여하고자 합니다.
정치인과 언론이 터준 길로 혐오와 적대의 장이 열리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기에, 또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러 나갑니다. 지금. 화살을 같이 맞아줄 정치가 그리워집니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혐오와 욕설로 고통받는 투명인간 곁에 함께할 정치는 어디에 있나요. 노회찬 의원님.
‘기업살인법’이라는 단어를 우리 사회에 처음 알린 사람들이 바로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들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노회찬 의원이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의 기초가 됐습니다. 중대재해법이 축소될 경우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도 위험해질 것은 자명합니다. <노동건강연대>의 활동은 노회찬재단의 설립 취지에 적극 부합하기에 특별상을 시상합니다.
새해에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줄어들기를,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무지한 고함 소리에 묻히고, 목소리를 내야 할 민주주의와 정치의 자리가 한없이 작아진 지금, 파업 현장에 직접 와서 몸으로 함께 하는 국회의원이 있었다는 게 큰 자산이었음을 실감합니다. 언제나 새로이 노회찬 의원을 기억하며, 노동건강연대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노동자들과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활동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직접 권력을 감시하고 삶의 현장에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활동으로 확장해왔습니다. 정보공개를 시민 안전과 연결시키고, 권력에 대해 시민이 갖는 정보의 힘을 인식하게 했습니다. 민주사회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고, 시민의 기본권 보장이 소홀해지고 있는 이 시기에 정보공개센터의 활동은 관심과 지지를 받아 마땅합니다.
정보공개센터는 권력이 독점하는 비밀에 균열을 내고, 감춰져있는 진실을 드러내고, 누구든 알권리를 누리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입니다. 모든 시민이 알권리를 누리는 투명하고 책임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발랄하게 활동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활동하다 지쳐서 웃음과 에너지가 사라지려고 하면 노회찬재단이 우리를 응원한 그 마음도 떠올리며 숨을 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