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은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는 나라”를 꿈꾸었던 문화인 노회찬의 뜻을 이어, 악기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아동청소년 시설과 학교 외에도 장애인/노숙인 등 성인 시설·단체의 지원이 많았습니가. 그래서 한 곳이라도 더 많은 곳을 지원하기 위해 고심했고, 최종 총 8개 기관/단체 및 학교에 각각 100만원 상당의 악기를 지원했습니다.
이번 심사에 참여한 민정연 노회찬재단 이사는 성공을 강요하고 경쟁을 부추키는 한국사회에서 “‘희망악기 지원사업’이 경쟁사회라는 바위를 깨트리는 계란이 되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내년에는 재단의 사업 예산이 증가하여 좀 더 좋은 악기를 좀 더 많은 곳에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 노들장애인야학(서울 종로구)는 성인 중증장애인 평생교육기관입니다. 서울시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사업 지원을 받아 <브라질 타악합주팀>을 운영했으나 사업 폐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악기(수루두, 까이샤, 슈깔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 밴드틔움(서울 종로)는 장애인, 비장애인, 성소수자 활동가들로 구성된 신생 밴드입니다. 장애인문화예술운동을 지향하며, 텅드럼과 전자피아노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숲속지역아동센터(경기 광명)은 한부모, 다문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이용시설로, 청소년 문화밴드동아리 <ForestBand>를 운영합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도록 전자드럼을 신청했습니다.
● 영안지역아동센터(서울 중랑)은 저소득층, 다문화 아동들의 기초학습 및 문화예술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보조금만으로 문화예술 수업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며, 기타 또는 바이올린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오순절평화의마을(경남 밀양)은 노숙인복지시설로 여섯 명의 생활인을 대상으로 힐링해금실내악단 <두줄여행> 프로그램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해금(개량형 주아) 6대를 신청해주셨습니다.
● 진광중학교(강원 원주)는 현재 밴드부에 가입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악기는 부족한 형편이라,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에게 악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기타를 신청했습니다.
● 피플러브사회적협동조합(경북 대구)는 발달장애인 종합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차별이 없는 문화예술을 위해 3년째 성인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물놀이 진행하며 요양원 위문공연 중입니다. 이번에 낡고 파손된 악기(장고, 북, 꽹과리, 징)를 일부 교체하고 싶어서 악기지원사업에 지원했습니다.
●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경기 평택)은 이름 그대로 평택시에서 운영하는 청소년문화센터 입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평택>에 입단하여 활동 중인 학생 중 경제적 형편상 악기 구입을 할수 없는 학생에게 지원할 트럼펫을 신청했습니다.
전교조 강원지부를 통해 연락이 왔다. 노회찬재단의 ‘악기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악기를 지원받을 의사가 있는지 물어왔다. 나는 급하게 필요했던 첼로 지원을 요청했다. 배우고 싶은 학생은 있는데 악기가 없어 애를 태우던 차에 단비처럼 노회찬재단 강원모임 대표님과 사무국장님이 학교로 방문하여 첼로를 전달해 주셨다.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훌륭한 정치인이었고 예술에 대해 남다른 철학을 지닌 고 노회찬 대표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노회찬재단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 대해 학생들도 뿌듯함을 느끼고 봉사와 나눔에 대한 책임감도 다졌다. 2023년에도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지원해주셔서 8명의 첼로 주자와 더블베이스 파트 다섯명의 학생이 모두 무대에 설 수 있었다. 태봉초와 북원중학교 학생과 인근 고등학교 학생 45명으로 구성된 태장이음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조화로운 하모니를 마음껏 펼쳤다.
학생들이 원하는 마당을 펼쳐줄 수 있을 때 교사는 정말 행복하다. 학생들은 음악을 통해 아름다운 심성과 조화로운 삶을 느끼고 배우며 평생의 좋은 벗(악기)을 만들 수 있어 일석삼조의 기쁨을 누린다. 교사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배우는 학생에게 기쁨의 원천을 제공해주신 노회찬재단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 김영복 (원주 북원중학교 음악교사)
아랫마을 홈리스야학(이하 홈리스야학)은 2007년 4월 "홈리스들의 문화•교육권보장을 위한 '주말배움터'"를 전신으로 하고 있습니다...홈리스야학 합창반(이하 합창반)은 2022년 봄학기부터 개설되었습니다. 홈리스야학 학생들은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것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존에도 '노래교실'은 있었으나 담당자가 자원교사 활동을 그만두고 한동안 노래교실이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노래를 배우는 것을 넘어 서로 조화를 이뤄 합창하는 수업은 없었기에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고, 합창반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합창반을 개설하고 악기가 문제였습니다. 야학에는 키보드가 있었으나, 몹시 무거웠고 오래되어서 작동하지 않는 키들이 있었습니다. 야학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기에 저렴한 키보드를 중고로 사서 2023년 1학기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저렴한 제품이고 중고품이었기에 건반이 가벼워서 잘못 치는 일이 빈번했고, 악센트의 조절도 되지 않았으며, 소리의 퀄리티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2023년 여름, 노회찬 재단의 악기지원사업을 알게 되고 즉시 신청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선정이 되어서, 품질 좋은 새 건반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만족스러운 연주를 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2023년 동짓날에 있었던 '홈리스 추모제' 때에도 성공적인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악기를 후원해주신 노회찬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후원해주신 악기를 잘 관리하고 활용하여 계속해서 홈리스들이 문화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동빈(아랫마을 홈리스야학 교사 / 합창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