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노회찬상

"만인이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해"

최말자, 박정훈, 소성욱·김용민
수상자들의 싸움은 '현재 진행 중'

노회찬재단은 2019년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에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회찬상을 제정하였습니다. 2024년 노회찬상 심사위원회는 총 65건의 추천서를 심사한 끝에,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56년 만의 미투’를 통해 잘못된 판결과 싸우고 있는” 최말자 님을, 특별상으로는 소성욱‧김용민 부부와 박정훈 해병대령을 선정하였습니다.

제5회 노회찬상
최말자

심사위원회는 <최말자 님>의 성폭력 사건은 “형법학 교과서와 대법원 역사에 남을 성폭력과 정당방위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이고, 최말자 님의 투쟁과 실천은 성폭력사건에서 “여성의 방어권과 정당방위에 대한 법적 해석의 문제”와 “재심 개시요건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며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습니다.

제5회 노회찬상 특별상
박정훈

특별상은 수상자인 <박정훈 해병대령>은 “바위처럼 깨기 힘든 단단한 현실에 정의와 용기로 부딪혔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권력과 권위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알려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했습니다. 

제5회 노회찬상 특별상
소성욱‧김용민

또 다른 특별상 수상자인 <소성욱‧김용민 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하였는데, 이는 한국 사회에서 동성부부의 법적 지위를 공적(公的)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입니다. “항상 소수자의 손을 잡았던 노회찬 의원의 정신과 실천”과 이어져 있습니다. 

"노회찬상 수상" 그 이후

이덕우 심사위원장은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들은 “사법 절차, 재판 당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재판과 소송 등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변호사, 검사, 판사인 경우가 많지만, 현실의 주인공은 당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싸우지 않으면” 변호사나 검사나 판사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작년 7월 대법원은 소성욱·김용민 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국내에서 사회보장제도 내 동성부부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가 있는 집단과 달리, 동성 동반자 집단에 대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현재 소성욱·김용민 부부는 다른 10쌍의 동성 부부와 함께, 헌법상 혼인의 권리를 성소수자에게도 보장하라며 동성혼 법제화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혼인신고를 수리하지 않는 행정 처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 이성 부부 혼인만 허용하는 현행 민법의 위헌성을 따져달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

성폭행에 저항하다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최말자 님은 얼마전 대법원에서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졌습니다. 대법원은 최말자 님이 불법으로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관련된 진술이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당시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이 엄격하게 준수되지 못하던 관행이나 분위기,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과 가치관이 팽배했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56년 만의 미투, 60년 만의 재심 결정. 참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사법부가 최말자 님의 사건을 바로 잡아서, 우리 헌법에 맞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여는데 일조하기를 바랍니다.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 1월 9일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에 나온 무죄 판결입니다. 군사법원 재판부는 ‘사건 이첩을 중지하라’는 해병대 사령관의 명령이 정당하지 않았으므로, 따르지 않았다고 해도 항명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박 대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도 전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결 직후 박정훈 대령은 “저는 결코 흔들리거나 좌절하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기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이기는 세상을 위해, 노회찬재단도 함께 하겠습니다.